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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하늘에 날벼락
마이너만씀
피바람이 불던 날, 청천은 ‘휴’와 한 내기를 떠올렸다. 그자라면 피 묻은 제 손을 털어내고 술잔을 쥐여줄 수 있겠다고. 천제의 제물로 태어난 탓이라 미뤄두었던 인생에서, 그라면 자신을 평범한 사내로 남게 하겠다고. * “나와 내기하지 않겠나?” 휴가 유려한 동작으로 다시 저를 가리키며 싱글싱글 웃는다. 쓸데없는 바람이나 털어놓던 주제에. “천제가 끝난 밤. 그 담벼락 아래에서 다시 만나는 거지.” 휴의 입꼬리가 부드럽게 말려 올라갔다. “그때, 그대가 살아 있다면 내 벗이 되어주게. 죽어버린다면 내 술 한잔은 저승 가는 길에 마시라 따라줄 수도 있고.” 청천은 제물이 맞았다. 이번 천제의 하늘이 되는 제물 말이다. 그의 입꼬리가 휴와 마찬가지로 삐뚜름하게 말려 올라갔다. “산 자 앞에서 제사라도 지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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