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
작가 류다현
별것 아닌 일로 끝날 사이였다. 한낮에 내린 비가 모든 것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우리 만나죠. 어떠한 약속도 하지 말고.” 정말 문유현답지 않았다. 맞선을 보러 나와서 다른 여자에게 반하다니. 그녀에게 이런 제안을 한 건 그가 생전 처음으로 한 일탈이었다. 무시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 반이었고, 무시하지 말아 줬으면 하는 마음이 반이었다. 무시한다면, 유현의 인생은 이대로 지루하게, 그러나 잘 흘러갈 것이다. 그렇지만 무시하지 않는다면? “8월까지만 봐요. 그 전에 끝나도 괜찮고.” 장한결은 눈을 감았다 떴다. 헛것을 본 것도, 잘못 본 것도 아니다. 오자마자 이 집의 일부인 양 편안한 얼굴의 남자를 보니 마음이 이상했다. 가을이 오기 전,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일지도 모른다. 그 순간 마음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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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140 화
완결 여부완결
연령 등급전체이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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