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마음
글 송민선
“넌 내 피부 같거든. 조금도 떨어지는 게 싫어.” 19년 전. 뿌연 안개 속에서 주워 온 말라깽이 여자아이, 여혜준. “내쫓지 말아 주세요. 저 밥 조금만 먹어요. 한 끼만 주셔도 돼요.” 처음엔 그저 충동적인 연민이었다. 제 울타리 안에서 보듬어 주면 그만이었던 알량한 마음. “선을 보고 있어요.” “엄청, 흥분되네. 네가 지금 여기 없고, 딴 남자랑 있다는 게.” 하지만 중원은 알지 못했다. 어느덧 소녀가 여인이 되고 수많은 계절이 흐르는 동안 그 볼품없던 계집애가 제 첫 마음이 되어 버렸을 줄은. * * * “이건 뭘까?” “선볼 분 프로필입니다.” “빠르기도 하시지.” 중원은 혜준이 갖고 온 봉투를 한참 노려보다가 서류 한 장을 꺼냈다. 예상대로 대국병원 조애리의 신상이 적힌 서류였다. 신약과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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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95 화
완결 여부완결
연령 등급15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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